우리 집에 반려견으로 슈나우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.
이 슈나우저는 내가 산속에서 요양을 하고 있을 때에
30여 가구가 사는 깊은 시골마을이었는데
하루는 밤늦도록 갑자기 개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새벽시간까지 이어져서
나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.
이 고요한 산중에 웬 개 울음소리가 그리도 처절하게 정적을 깨는는지,
울음소리를 찾아 남편이 집 밖을 나갔다.
돌아온 남편과 함께 온 강아지 한 마리....
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나와 함께 지내고 있는 이 슈나우저이다.
사실 나는 개들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었던 사람인데
이때에 단독주택에 잠시 요양 중이었던 터라
개를 끌고 오는 남편은 집 안으로 들여오지 않고 집 정원에 묶어 놓았고
다음날에 나가 마주하니 이상하게도 두렵지가 않았다.
밤새도록 울부짖던 이 슈나우저도 울부짖지 않고 아주 조용히 묶여 있었다.
남편은 다시 이 개의 주인에게 슈나우저를 돌려주려고 다시 데리고 나갔는데..
또다시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.
다시 데리고 온 사연은 이러했다.
총각이 산채 공부를 한다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왔는데
혼자 외롭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해서 몇 마리 개들을 키우고 있었다 한다.
그렇게 지내는 와중에 아는 지인이 식당밖에 묶여 있던 이 슈나우저를
키우고 싶으면 가져가라 해서
데리고 왔다고 하는데
유난히 짖어 대던 날에는 총각이
개들을 집에 두고 산행을 하러 일박 이일의 집을 떠났던 날에
이 사달이 났다고 한다.
집에 자신이 키우던 개들은 길이 잘 들어서 총각이 집에 없어서 잘 지내는데
이 슈나우저는 며칠 되지 않다 보니 안정이 안되어서 그런가
많이 울부짖었나 보다,라고... 하면서
남편에게 개를 키우고 싶으면 가져가도 좋다고 해서 가져온 슈나우저이다.
우리 집에 다시 데리고 온 이 슈나우져가 낯설지도 않게 서서히 마주하던 그때에
나도 그렇게 개들을 무서워했었는데
이 개를 만나고부터는 그 두려움도 사라지고 오히려 내가 먼저 개를 만져 보기도 했었다.
그렇게 이 슈나우저를 만지고 가까이서 쳐다보며 마주하는 일이
내게는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.
그렇게 서서히 한 식구로 맞이한 슈나우저이다.
이제는 수년이 흘러서 함께 했던 기간에
반려견이라고 말할 정도로 내 식구처럼 생각하고 날마다 마주한다.
그동안에 슈나우저가 아파서 큰 수술도 한번 했지만,
아직 가지는 집안에서 나와 함께 잘 지내는 사이가 되어서 서로 눈에 안 보이면 서로 찾고
잠을 자는 것도 개집이 있어도 그곳에서 잠을 안 자고 꼭 내 이불 밑에서 잠을 잔다.
아침에 눈을 뜨면 내 침상 위에서 자고 있는 슈나우저이다.
난폭하지도 않고 아주 순한 반려견 슈나우저이다.
그렇지만, 집안에 벨소리와 사람 소리가 나면 제일 먼저 짖어대고 경계한다.
마치 우리 집의 수호신처럼....
내가 일을 할 때엔 혼자서 멀뚱하게 내 곁에 있고
내가 무엇이든 간식을 먹으면 저도 달라고 얼굴을 들이댄다.ㅎㅎㅎ
귀여운 이 슈나이저에 푹 빠진 나를 외롭지 않게 해 주니까
나 역시도 이 슈나우저 덕분에 즐거움도 되찾아가며
건강한 마음으로 회복 중이다.
나를 위하듯이 이 반려견도 말썽을 부리지 않고 잘 지낸다.
손이 많이 가지도 않는 , 진정한 반려견이 있어서 나에게는 아주 적절한 반려견이고
나를 처음으로 두려움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 슈나우저와
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.